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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위해 일하는가 내가 하루 중 많은 시간을 들이는 것은 아마도, 그리고 지금도 일이다. 스무 살 무렵 대기업 지장생활을 시작하였을 때부터 그래도 꽤 다른 몇 가지의 일들을 해본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이일을 잘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지만, 그 일을 시작할 때가 있었고 그만둘 때가 있었다. 각양의 일을 할 때를 생각해 보면 모든 일에는 힘들 때도 당연히 많이 있었다. 일이 주는 것들 내가 생각하는 일의 본질은 기본적으로 남을 위한 서비스다. 그래서 내가 하는 일의 가치는 대개 서비스를 받는 사람의 만족도이다. 예전에 한동안 작은 목도장을 파는 걸 배워본 적이 있다. 복사기가 흔하지 않던 시절에 복사와 컴퓨터로 문서를 작성해 주는 사무점이 있었을 때다. 신기하게 작은 나무도장을 끼워놓고 조각칼로 깎아내면.. 2026. 7. 23.
제헌절 공휴일에 생각해보는 자유로움 아침 출근길이 여유롭다. 제헌절, 공휴일이다. 어쩐지 어제부터 도시 곳곳에 연휴의 기운이 스며들어 있었던 것 같다.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은지 도로도 평소보다 한적하다. 예전에는 7월 말쯤이 휴가의 절정이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조금 앞당겨진 느낌이다. 이번 주부터는 전화통화도, 사람들의 움직임도, 모든 것이 조금 느슨해졌다. 개인적으로도 한동안 치열하게 고민하며 검토하던 의사결정들이 마무리되었다. 무언가를 빨리 결정해야 할 것 같은 조급함도 있었지만, 정말 필요한 일인지, 나에게 유익한 선택인지, 그리고 그 선택이 가져올 기회비용까지 하나하나 생각해 보았다. 결론은 A안도 B안도 선택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렇게 결정하고 나니 오히려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다른 길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 2026. 7. 17.
상암동 집과 개구리 소리 상암동 집 상암동은 예전, 아마도 1970년대 초까지만 해도 가양동에서 한강을 건널 때면 창문을 닫아야 할 만큼 지독한 냄새가 나던 난지 쓰레기 매립장이 있던 곳이다. 시간이 흐르며 매립이 끝나고, 기중기가 드나들고, 나무들이 심어졌다. 그렇게 스스로 생명을 회복한 땅은 지금은 넓은 공원이 되었고, 2002년 월드컵을 기념하여 경기장 앞 공원은 월드컵공원이라고 이름이 지어졌다. 내가 상암동 집으로 이사 온 지도 어느덧 한 17년쯤 되었다. 소위 말하는 쓰리베드 동향집이다. 크지 않은 집이지만 구조가 좋아서 방마다 넓은 창과 베란다가 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가장 먼저 거실 창 가득 숲이 보인다. 아파트가 야산과 맞닿아 지어졌고 우리 집은 11층이라 키 큰 나무들의 나뭇가지와 잎사귀.. 2026. 7. 15.
뒤집기 하고 싶은 하성이 사 개월쯤이 되어가나 보다. 옆으로 눕기를 자연스레 하는 것 같더니 하성이가 오늘은 드디어 뒤집기 시도를 하기 시작했다. 아직 팔을 자연스레 펴기보다는 대부분 입에 넣고 빨거나 오므리고 있어서 뒤집는 동작이 아직 나오기가 힘들다 머리도 아직 무겁다. 아마도 목의 근육이 힘이 생겨야 뒤집을 때 목을 가눌 것 같다. 먼저 힘이 생기는 것은 아마도 다리 쪽인지 발꿈치로 밀거나 다리를 버둥거리는 것은 아주 활발하다. 엄마가 살짝 손을 대어주면 뒤집기에 성공할 수 있다. 뒤집어서 갑자기 보이는 사물과 시야가 놀라운지놀란 표정이 너무 재밌다. 한 번은 뒤집으려고 버둥대다가 뜻대로 되지 않자 성을 내며 운다.우유를 주었더니, 절반도 안 먹는다. 왜 화가 나는지 모르지만, 하여간 우유를 좀 먹었더니진정이 되긴 .. 2026. 7. 14.
하성이 이야기 하성이 이야기 온 우주에 하나뿐인 아이, 성이가 자라나는 시간을 함께 기록합니다. 이 아이는 3월에 태어났다.2.6kg의 아주 작은 아이였다. 신기하게도 손가락과 발가락이 뭉툭하지 않고 길다. 유난히 경계심이 많은 아이인지, 신생아이들이 흔히 짓는 배냇웃음을 본 적은 많지 않다. 백일이 되어 갈 무렵부터는 웃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게 되었다. 날이 갈수록 표정도 한결 편안해지는 것 같다. 가끔 손바닥을 활짝 펴기도 한다. 엎어 놓으면 제법 고개를 한참 들고, 다리에 힘이 생겼는지 바닥을 밀면 똑바로 누운 자세에서도 10Cm쯤은 몸을 밀어 올라간다. 이제는 누어 있다가 허리를 들썩이는데 안아 달라는 표현인 것 같기도 하다. 대개는 배가 고플 때 운다. 울기 시작하면 마치 갑자기 무언가 사.. 2026. 7. 8.
어느 날부터는 더 이상 잘 팔고 싶지 않았다 늘 해왔던 일인데 어느 날, 아니 언제부터 인가 스멀스멀 더 이상 이 일을 안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온 것 같다. 나는 팔아주는 사람이고 동시에 사주는 사람이다. 아주 익숙하게 어느 것은 어떤 장점이 있고 심지어는 어떤 사람에게 팔면 좋겠다는 감각이 생긴 것을 느낄 때쯤인 것 같다. 심지어는 아침 출근길에 파리바게트 앞 소도로에 차를 세우고 커피 한잔을 사서 들고 나올 때 하늘을 보는 느낌, 그 신선한 아침 느낌을 그렇게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뭔가를 잘 팔기 위해 출근하는 일을 그만두고 싶어지는 것은 왤까 그때 내가 판 것은 집이 아니었다. 십몇 년도 훌쩍 지난 일이다. 오피스텔 전세를 구하러 온 미시, 젊은 30대를 만나서 이야기하던 때가 엊그제 같지만 하여간 오래전 이야기이다.. 2026. 1.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