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의 자서전4 어느 날부터는 더 이상 잘 팔고 싶지 않았다 늘 해왔던 일인데 어느 날, 아니 언제부터 인가 스멀스멀 더 이상 이 일을 안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온 것 같다. 나는 팔아주는 사람이고 동시에 사주는 사람이다. 아주 익숙하게 어느 것은 어떤 장점이 있고 심지어는 어떤 사람에게 팔면 좋겠다는 감각이 생긴 것을 느낄 때쯤인 것 같다. 심지어는 아침 출근길에 파리바게트 앞 소도로에 차를 세우고 커피 한잔을 사서 들고 나올 때 하늘을 보는 느낌, 그 신선한 아침 느낌을 그렇게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뭔가를 잘 팔기 위해 출근하는 일을 그만두고 싶어지는 것은 왤까 그때 내가 판 것은 집이 아니었다. 십몇 년도 훌쩍 지난 일이다. 오피스텔 전세를 구하러 온 미시, 젊은 30대를 만나서 이야기하던 때가 엊그제 같지만 하여간 오래전 이야기이다.. 2026. 1. 24. 신랑이 주고간 지참금, 가장 아름다운 약속의 이야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약속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 약속을 잊은 채 살아가다가, 어느 날 문득 사는 것이 왜 이렇게 힘겨운지, 혹은 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가슴을 두드릴 때, 다시 그 약속을 찾게 됩니다. 12월은 한 해를 보내었구나 뒤돌아 보게 만드는 달입니다.가을이 되면 울긋불긋한 단풍에 잠시 마음을 빼앗기기도 하고 오후 햇살의 찬란함에 순간 경이로움을 느끼기도 합니다.하지만 12월은 어느 날 문득, 상점 유리에 비친 익숙하면서도 낯선 노인의 모습을 보며, 견딜 수 없는 깊은 외로움과 마주하게 되는 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점심 먹고 난 후 어떤 날은 조심스럽게 기억의 창고를 열어 보게 됩니다.그 한쪽에 아주 오래된 편지 한 통이 놓여 있습니다.그리고 그 편지 속에는 바로, 그 아.. 2025. 12. 11. 코끼리가 가져 온 숲, 아프리카 거실 노란 사무용 3단 서랍장 위에 코끼리 카드가 한 장 놓여 있다. 살짝 거친 느낌의 무지 종이 위에 빨리 노랑 줄무늬가 화려하게 어우러진 코끼리가 5mm 정도 두께로 도톰하게 서 있다. 금방이라도 종이 위에서 걸어 나올 듯한 기세다. 저 줄무늬 코끼리는 분명히 아프리카에서 온 것이다. 탄자니아와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다녀온 작은아이는 선물대신 코끼리가 그려져 있는 카드에 정갈한 솜씨의 손 편지를 적어 건넸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집세를 50만 원 정도, 한 달에 모두 150만 원 정도면 살아가기에 충분하다고 한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아름다운 도시의 풍경 호주와 닮았다고 한다. "아프리카의 미국"이라니 어떤 느낌일까 상상해 본다. 그렇게 아프리카에서 온 저 코끼리는, 어느 순간부터 .. 2025. 7. 25. 작은 푸른색 시트 침대에 누울 때 마루에 에어컨이 있다. 방문을 열어 놓으면 시원한 공기가 전해져 온다. 4평이 채 안되는 방이다. 좋아하는 좁고 긴책상과 벽에 붙혀서 나란히 놓은 침대의 길이는 같은 2m이다. 옅은 푸른색 시트의 침대에 아기처럼 엎드려 올라가서 머리를 베개에 대면 꽤근사한 호텔의 호캉스에라도 온 것같은 느낌이 갑자기 든다. 고개를 들면 넓은 창밖으로 푸른 숲이 검게 보인다. 밤이다. 어느새 잠이 드는지는 잘 모른다. 하루의 피곤과 노고를 잊고 잠이 드는데 필요한 평수는 4평이 면 족하다. 그 보다는 하루동안 있었던 사람들과의 만남, 대화 이런것들에서 쌓인, 혹은 오래된 결혼생활 같은 것에 배어있어 무거움 같은 것을 소화하는데 쓰인 에너지가 오히려 크다. 생각을 달리했을 뿐인데 의외의 물꼬가 생기기도 한다... 2025. 7. 2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