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해왔던 일인데 어느 날, 아니 언제부터 인가 스멀스멀 더 이상 이 일을 안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온 것 같다.
나는 팔아주는 사람이고 동시에 사주는 사람이다.
아주 익숙하게 어느 것은 어떤 장점이 있고 심지어는 어떤 사람에게 팔면 좋겠다는 감각이 생긴 것을 느낄 때쯤인 것 같다.
심지어는 아침 출근길에 파리바게트 앞 소도로에 차를 세우고 커피 한잔을 사서 들고 나올 때 하늘을 보는 느낌, 그 신선한 아침 느낌을 그렇게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뭔가를 잘 팔기 위해 출근하는 일을 그만두고 싶어지는 것은 왤까
그때 내가 판 것은 집이 아니었다.
십몇 년도 훌쩍 지난 일이다.
오피스텔 전세를 구하러 온 미시, 젊은 30대를 만나서 이야기하던 때가 엊그제 같지만 하여간 오래전 이야기이다.
이혼을 하게 된 이유까지야 알 수는 없다.
그렇게 세월이 지나며 '고객'보다는 좀 더 편하게 대하고 싶은 정이든 사람이 되었어도 말이다.
하여간, 그때 내 생각에는 이혼을 하고 더 이상 그 집에 살고 싶지 않아서 집을 팔고 새 오피스텔 전세를 얻는 것은 좋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나의 조언을 받아들여 용산역 앞에 신축 오피스텔 하나를 구입하게 되었다.
금호동의 아파트는 전세를 놓게 되었다.
십 수년이 지난 지금 그녀는 꼭 그일 때문만이 아니라 하여간 경제적으로 꽤 풍요한 상황이 되었다.
그렇다고 그녀와 내가 친구가 된 것은 아니다.
나는 그저 나의 일을 통해서 그녀에게 생긴 몇 가지 경제적 상황을 생각하면 기분이 늘 좋아진다.
그리고 '그녀에게 정말 좋은 남자 친구가 생긴다면 좋겠다' 하고 생각한 적이 더러더러 있었다.
아기가 태어나고 부모님 곁으로 이사를 갈 때
가끔 아기 사진을 폰으로 받을 때가 있다.
오늘도 그런 날 중의 하나다.
오일전 태어난 남자아이인데 머리숱이 꽤 많고 옆으로 누워서 보이는 귀는 언젠가 방송으로 보았던 대통령 귀를 닮은 것도 같다.
더군다나 5년 전에 내 손끝을 통해 샀던 집은 어마어마한 금액으로 올랐고 매도가 되었다.
물론 파는 것까지 내손을 거친 건 아니다.
그래도 나를 생각해서 아기 사진을 보내주었다.
아기 사진을 몇번 다시 보았다.
아이는 열 달이나 무럭무럭 자라다가 세상에 나왔다.
이제 눈을 뜨고 바라보는 세상이 예전처럼 여전히 아름다우면 좋겠다.
조금도 손해보면 안된다는 생각은 어디서 온 거지?
오래된 드라마 속에서 설날이 되면 건넌방 셋집 아줌마에게 계란 한 줄을 건네거나,
사과 한 봉지를 건네는 장면을 보았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요즘은 무슨 계약갱신청구권이니, 문자로 통지를 해야 된다거니,
이런 말들을 입에 달고 사는 내 모습을 보게 된다.
내가 하는 생각도 누군가 손해를 보면 안 된다는 것에 먼저 가있다.
그것도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법적으로 어떻게 되는가를 먼저 생각해 봐야 하는 걸.
당연한 거다.
어찌 보면 이 집이 좋다거나 저 집이 좋다는 조언보다 내가 알려주어야 할 중요한 점 일 수도 있다.
일론머스크의 안 되더라도 긍정적인 태도로 상상을 해보는 것
일론머스크는 공상과학 소설을 읽고 그 소설을 과학적으로 이루고 싶었다고 하는 다보스포럼 인터뷰를 보다가 문득 드는 생각.
나에게도,
호기심과 즐거움을 가지고 상상을 하는 것을 누군가 윽박질렀을까?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누군가는 실적이 좋지 않다고,
혹은 지불한 대가보다 받은 서비스가 많지 않다고 불평을 하였을까?
하여간에 무엇을 잘 팔던 사람들도, 어느 날 갑자기 더 이상 무언가 파는 것을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꼭 이점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좌우간 오늘, 처음으로 이 이야기를 글로 써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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